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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립합창단이 이번에 ‘3대 오라트리오 하이라이트 연주회’를 그 어떤 연주회 보다 깊은 감동과 뜨거운 열광 속에 마침으로서,
이번 제 54회 정기 연주회는 순천시의 음악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쓰게되는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고 해야할 것 같다.
전주시립합창단과 마산시립교향악단, 저명한 솔리스트 석현수, 이아경, 최승원, 박흥우 교수의 협연으로 이루어진 이번 연주회는
하나님의 천지창조를 깊이 생각해 보게 하는 하이든의 천지창조 서곡으로부터
영원히 왕노릇하며 다스리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헨델의 할렐루야에 이르기 까지
관객으로 하여금 시종일관 숨도 크게 못쉬고 연주자와 혼연일체가 되어 깊이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무대였다.
흔히 장시간 연주되는 고전 대곡의 경우 끝날 무렵이면 관객들이 시계를 자주 보게 되기 마련인데
이번의 경우는 메시아 후반에 가면서 부터는 끝나간다는 아쉬움에 조바심이 날 정도로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서 놀라울 뿐이었다.
이병직 지휘자의 그 섬세함과 힘찬 파워, 정교함과 웅장함과 깔끔함이, 모든 단원들과 한 몸처럼 느껴져 오는 연주의 흐름,
두 시간이 훨씬 넘어 가도 합창단원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과 맑은 목소리로 울리는 화음은, 왜 이 분이
“영혼을 울리는 감동의 메신저”로 불리우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장장 45곡이다.
한치의 흐트러짐도 군더더기도 없이 깔끔하게 21세기 최적의 템포와 여유로
관중으로 하여금 한눈도 팔 수 없도록 사로잡고,
합창단과 교향악단 전단원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표정까지 만들어내고있는 여유를 보면서 지휘자의 한 사람으로서 옷깃을 여미게 만들어 주었다.
순천시립합창단을 가슴으로 사랑하며, 이렇게 큰 감동의 무대를 가슴 깊이 간직하고 이 해를 보낼 수 있음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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