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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미치광이 햄릿'을 참 재미있게 본 적이 있어서 벚꽃동산을
관람하게 된다는 것이 설레었다.
처음에, 벚꽃동산 저택에서 등장인물들이 와서 그들의 소개를 하는 듯 했는데 좀 지루하게 느껴졌다. 장이 바뀌고 아샤와 그 저택의 하녀가 놀고 있었다. 하녀를 좋아하는 한 남자는 하녀에게 말도 못 건네는 숙맥이었다. 아샤가 하녀를 좋으면 좋지 싫으면 마라는 식이라서 남자와 하녀가 잘 되길 바랬지만 극이 끝나서도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여지주 라넵스까야와 그녀의 오빠 가예프를 보면서 정말 한심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에게는 과거만 있지 과거만 생각하고 미래는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그 저택이 경매에 내붙이게 됬는데도 말이다. 끝에 로빠힌이 저택을 사고 그 사실을 생색내듯이 '아무데서나 두 팔을 휘두르지 말란 말이오'라고 말했을 때 인간은 돈으로 사느구나를 절실히 느꼈다. 끝내 그들은 벚꽃동산을 떠나고 병원에 가서 잊혀져 있을 줄 알았던 집사 할아버지가 벚꽃동산을 지키기 위해 떠나지 않고 그 집에서 죽게 되었을 때 과거에 안주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었다.
러시아에서 농노가 해방되고 영주들이 서서히 몰락해가는 그 시대에 변화를 거부했을 사람들이 적잖아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줄거리는 대충 이해되었지만 끊기는 부분이 많아 몇몇 내용은 이해가 안 되었다. 하지만 러시아 작품을 알게 되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이 연극을 본 데 나만의 의의가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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