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10년 만에 정원박람회를
다시 개최합니다.
2013년 박람회 때는
정원 문화도 낯설고
정원을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 보니
외국 정원을 많이
참고해서 만들었습니다.
순천만을 보존하고 도심
팽창을 막으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순천이라는 도시가
역사적으로 해온 역할들
교육과 문화와 소비의
중심지라는 자부심이
산업화 이후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광양에 제철소가 생기고
여수의 위상이 달라지면서
순천 시민들은 점점 위축되었습니다.
요즘 교육 도시 아닌
곳이 없고
문화도시 아닌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를 여러분이 선거로
뽑은 이유 중 하나가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모아서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미래를 향해서
쏘아 올리는 역할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축되어
있으면
목표를 아무리 높게
잡더라도 극복하고 나갈 수가 없습니다.
시민들의 에너지를 모아
생태를 기반으로 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여러분이 시장으로
뽑아주신 저의 의무였습니다.
시장은 도시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조건입니다.
철학과 비전이 없는 시장은
도시를 발전시킬 수 없지만
시장 한 사람 잘
뽑았다고, 시장이 능력이 있다고 해서
도시가 앞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은 방향을 알려주는 사람입니다.
제도와 법률과 예산 안에서
움직이는 공무원도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뽑은, 새 길을
찾는 사람과
이것을 잘 소화시켜서
현실로 만드는공무원
두 집단의 역량이
비슷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눈높이입니다.
시민의 눈높이가 낮으면
두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그 도시는 나아갈 수 없습니다.
시장,공무원,시민 세 가지
합이 맞을 때
도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박람회를 총괄하는
디자이너입니다.
노작가로 불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정원을 견학했고
지난 10년 동안 섬진강
인문학교를 운영하면서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취임 후 일곱 달 동안,
국가정원, 오천그린광장, 그린아일랜드를 설계했습니다.
과거에 가득 채우기만 했던
것들을 시대에 맞게 다 비워냈습니다.
도시는 경제의 가장 큰
동력이고 문화예술의 총 집합체입니다.
그렇지만 도시는 그저
행복만을 주지는 않습니다.
육체적·정신적 건강,
집·직장 문제들로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합니다.
우리나라는 수도권벨트에
권력들이 다 모여 있는 일극체제인데
이걸 나누어 질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부산에서 목포까지
남해안벨트입니다.
부산과 목포는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한가운데에 순천, 여수,
광양이 있습니다.
이 지역들이 연합하고
연대해서
남해안벨트 허브 기능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광주, 서울, 대전
등 대도시 흉내를 낸다고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대도시를 기꺼이 버리고
올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게
도시를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정원박람회입니다.
이번에 5박 7일간 유럽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우리는 잔디도 이제 깔고 있는데
독일은 물, 비료, 농약
등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잔디를 다 걷어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한 것도
있습니다.
저쪽에 보이는
그린아일랜드는 1.2km를 29억원 사업비로
도로 위에 잔디를 깔아서
시민들에게 개방한 공간입니다.
독일 뒤셀도르프를 가보니
비슷한 공간 1km를
만드는 데 4,300억원이 들었습니다.
이런 도시가 경쟁력이 있는
이유는
굳이 베를린에 살아야 할
이유를 없게 하기 때문입니다.
150년 전 센트럴파크를
만든 조경가 옴스테드는
“지금 이곳에 정원을
만들지 않으면
100년 후에 이 정도
크기의 정신병원을 만들어야 될 것이다”
라고 했다고 합니다.
또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어리석은 사람은
서두르고 영리한 사람은 기다리지만
현명한 사람은 정원으로
간다” 고 했습니다.
정원은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곳입니다.
남녀노소, 신분의 귀천
없이 누구나 다 수용하는 곳입니다.
정원은 사회의 변화를
깨는 담론이 일어나는 곳이고
이것 때문에 도시가
바뀝니다.
‘순천하세요’라는 말은
‘순천을 따라하세요’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서울로
올라간다, 광주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태에 관해서는
순천이 대한민국 수도입니다.
서울에서 순천으로,
광주에서 순천으로, 부산에 순천으로 올라온다는 말이
자연스러워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힘을 모아서
‘올라오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정원박람회을 하는 것입니다.
순천시는 이와 더불어 미래
정책의 초점을
청년을 지원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맞출 것입니다.
작년에 순천에서는 전남에서
제일 많은
1,500여명의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저는 순천을 조금 더
젊은 도시로
획기적으로 바꿔나가려고 합니다.
선생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